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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누누 작성일20-09-08 14:34 조회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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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아침 분주한 발걸음 속에 정상출근…외래환자들 "고마워요"
전남·전북 등 일부 지역 전공의들은 복귀 거부 집단행동 이어가



가운 들고 복귀하는 전공의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벌인 지 1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공의가 가운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0.9.8 kane@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무기한 집단 휴진(파업)을 이어갔던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8일 병원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의료현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불씨'처럼 남은 데다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여전히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공의 대부분 복귀…병원에 다시 '활력'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업무 복귀를 약속한 8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대부분은 정상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의료진 50명가량이 병원 입구에 모여 줄을 서서 차례로 입장했다.

밝은 얼굴로 서로 안부를 묻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정모(65)씨는 "전공의 파업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병원 대기 시간이 길어질까 봐 걱정이 컸는데 오늘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한다니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고대 안산병원의 전공의들도 출입 카드를 목에 걸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처럼의 업무 복귀에 이른 시간부터 나와 진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안산병원 관계자는 "그간 대체 인력 투입으로 버티어 오느라 좀 힘들었다"면서 "전공의들이 투입되면 미뤄졌던 진료 스케줄을 점차 앞당겨 정상을 곧 되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18일 만에 업무 복귀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벌인 지 1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공의가 본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2020.9.8 kane@yna.co.kr


충북대학교 전공의들도 속속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 시간이라 병원은 한산했지만, 시민 몇몇이 불 꺼진 창구 앞에서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윤숙자(66)씨는 전공의 파업 중단 소식에 안도하면서 "오늘이 파업 복귀 날인지 몰랐다. 의사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복귀해줘서 고맙다. 환자들은 부모보다 의사를 더 의지한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7시부로 전원 출근한다고는 했는데 실제로 전공의, 전임의 모두 복귀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다만 모두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100% 정상화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학교 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도 이날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전원 업무에 복귀했다.

길병원 전공의 210여명은 전날 오후 늦게까지 과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대책 회의를 열고 대전협의 지침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길병원 일부 전공의는 이날 오전 7시가 넘어 응급실 등 자신의 부서에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했다.

인하대 병원 전공의 180명도 이날 오전 과별로 출근을 시작했다.

인하대 병원 관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병원은 차분한 분위기"라며 "워낙 변수가 많아 다시 또 상황이 어떻게 바퀼지 모르겠지만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 업무 복귀는 언제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단체행동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던 전공의들이 계속해서 집단휴진을 이어가고 있는 지난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한 내원객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0.9.7 yatoya@yna.co.kr


일부 병원 전공의, 반발하며 '업무 복귀 보류'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업무 복귀를 보류하고 단체행동을 이어갔다.

오전 8시 30분께 전남대병원 입구에는 신원 확인을 하고 건물에 들어서려는 환자와 보호자 20여명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은 파업 이전보다 대기시간 등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수술 일정 등을 잡기 어려워진 지인들이 늘었다며 조속한 병원 정상화를 희망했다.

3개월마다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A(85·남)씨는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파업은 본인들을 위한 것이지,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른 방법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전공의들도 이날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 원광대병원 전공의 118명은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하고 내부 회의에 들어갔다.

병원 앞에서 '유령병원 양산 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전공의들도 모두 회의에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공의는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민감해서 자세한 얘기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오늘 회의를 거쳐 업무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 총사퇴 후 다시 꾸려진 대전협 비대위의 뜻도 살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전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를 두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합의문에 국시 추가 접수 등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선배들만 믿고 국시 접수에 응하지 않은 의대 본과 4학년들만 피해를 보게 될 상황이라 내부적 갈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아름 천경환 권준우 손현규 임채두 기자)

doo@yna.co.kr

지난 7월 28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의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약을 위탁 생산한다. [로이터]파워볼게임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전 백신 개발을 호언장담하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국가적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10월 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그는 “(백신이) 아주 빠르게 보급될 것이며, 아주 큰 서프라이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전성 논란을 의식했는지 “백신은 아주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워싱턴 안팎에선 트럼프가 대선 직전에 백신을 개발해 선거에서 승기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재선을 결정하는 그 시점에 백신을 내놓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

그러자 바이든 후보와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당장 '백신 정치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7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 지역에서 유세 중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너무도 많이 해와서 백신에 대한 공신력조차 약화시키고 국민이 좋은 백신이 있더라도 맞기를 꺼리게 만들었다”며 “트럼프는 국가적 신뢰조차도 해치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도 5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곧 보급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말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욕심으로 백신에 너무 집착하고 있어 대부분의 과학자, 전문가들의 ‘입을 틀어막고(muzzled)’ 있다”고 했다.

바이든과 해리스 후보의 잇따른 공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그들이 하는 말은 미국에 대해 너무나 위험한 발언”이라고 응수했다. 민주당이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백신 개발을 헐뜯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과 매우 진보적인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을 파괴하고 경제를 망칠 것"이라며 "이들은 무모한 백신 반대에 대해 즉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을 두고 "멍청하다"(stupid)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내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경우에도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엔 미국 국민에게 사용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백신 보급이 대선 전에 가능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10월까지 백신을 가진다는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치공방이 가열되자 백신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미 국민도 늘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미 유권자 24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1%가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자신들이 접종을 받기 전 먼저 접종을 받은 다른 사람의 효과와 부작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지난 7일 이스타항공, 직원 605명 해고통보
"고통분담안 제시했지만 경영진 해고 강행"
"이상직 의원 매각대금 챙겨주는 구조조정"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진행된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상진(오른쪽) 민주노총부위원장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최근 임직원 605명에게 해고 통보가 이뤄진 이스타항공의 노조가 "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8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에서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통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불과 8개월전까지만 해도 21대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1680명이 일하며 연매출 5500억원을 올리던 이스타항공이 운항기 5대, 570여명 직원으로 축소됐다"며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항공기들은 태반이 만석이었고, 이스타도 창립 이후 매년 10% 이상씩 매출이 성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제주항공과 MOU를 체결하던 당시만 해도 항공기를 늘릴 계획이었고 1월에도 신규채용을 시행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커지자 이를 빌미로 발빠르게 구조조정과 인력감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2월말에 임금삭감에 합의했고, 5월 초에는 추가 임금삭감안을 제시하고 6월에는 체불임금 일부 포기를 선언하는 등 기업회생을 위해 고통을 분담해왔다"며 "정리해고만은 막자며 무급 순환휴직을 통해 정리해고에 따른 인건비 절감분에 상응하는 고통분담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경영진은 이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정리해고를 강행했다"며 "사모펀드와의 매각협상 과정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숨겼다"고 했다.

노조는 "이 모든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를 노사가 함께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다"며 "그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매각대금을 챙겨주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결렬 후 재매각을 추진중인 이스타항공이 1차 구조조정 대상자를 발표한지 하루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한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2020.09.08. 20hwan@newsis.com
또 "정부당국과 정부여당도 오너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팽개치는 일을 묵인해왔다"며 "눈앞에서 버젓이 막무가내 대량해고가 진행됐지만, 노사간 문제라며 절박한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통령도 '지금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집권여당 소속 의원이 오너인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을 찾아볼 수 없다"며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것보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사측도, 오너도, 정부당국도, 정부여당도, 대통령도 철저히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이상직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국회 앞 농성을 지속할 것이고,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률 대응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마지막 구호로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부패악덕 오너 이상직을 처벌하라', '코로나19정리해고 사태 대통령이 해결하라'고 외쳤다.

앞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에 실패한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직원 605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바람에 홈런 타구로 이어져…올해 3차례 홈경기서 좌측 홈런만 4개 허용



양키스전에서 투구하는 토론토 류현진
(버펄로 AP=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 1회에서 투구하고 있다. daeuliii@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은 지난달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를 치른 뒤 의미 있는 코멘트를 남겼다.

그는 "이곳에서는 좌익수 방면 타구를 허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류현진은 임시 홈구장인 살렌필드에서 처음으로 공을 던졌는데, 1루에서 3루 방향으로 부는 거센 바람 때문에 고전했다.

특히 2회에 그랬다. 류현진은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좌측 방면의 평범한 타구를 허용했다. 그런데 공은 바람을 타고 담장을 살짝 넘어 홈런이 됐다. 해당 경기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살렌필드의 바람 문제는 8일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도 계속됐다.

류현진은 1회 루크 보이트에게 몸쪽 직구를 던졌다가 좌월 홈런을 허용했고, 후속 타자 에런 힉스에게도 몸쪽 공을 공략당해 좌월 홈런을 내줬다.

4회엔 미겔 안두하르에게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좌중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타구는 모두 바람을 타고 좌측으로 날아갔다. 상대 타자는 모두 우타자였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살렌필드엔 풍속이 초속 7.15m(16mph)의 바람이 불었다. 올 시즌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9경기 중 바람이 가장 셌다.

버펄로는 북미 오대호의 하나인 이리호와 접해있어 바람이 많이 부는 도시다.

지난달 3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와 지난달 13일 마이애미와 홈 경기에서도 각각 풍속 9mph, 8mph의 바람이 불었다.

이 바람은 주로 우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류현진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몸쪽 공을 던졌다간 여지없이 좌측 큰 타구로 이어진다.

류현진과 상대하는 팀들은 계속 우타자 일색으로 타순을 짜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양키스는 9명의 타자 중 8명을 우타자로 배치했다.

홈구장 바람 문제는 류현진에게 또 다른 숙제가 됐다.

cycle@yna.co.kr

지난해 2월 10일 열린 자민당 전당대회.photo 뉴시스

21세기 모바일 시대를 상징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숫자가 엄청 늘어나서 모두 다 보지는 못 했지만 일본의 ‘도라에몽(ドラえもん)’ 시리즈가 상위권 어딘가에 들어 있을 듯하다. ‘도라에몽’은 어린이나 어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50여년 역사의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사임 발표 이후 일본 정국의 미래를 전망하다 문득 떠오른 것이 ‘도라에몽’이다. 일본 정치의 내면, 아니 유전자(DNA) 연구의 키워드라고나 할까? ‘도라에몽’은 지난 8월 28일 금요일 오후 5시에 있었던 아베 총리 사임 회견 이후의 일본 정치를 이해할 최적의 틀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도라에몽을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앞으로 펼쳐질 일본 정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도라에몽’ 스토리는 크게 6명의 캐릭터가 이끌어 간다. 4차원 미래세계에서 온 도라에몽과,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5명이다. 공부와 운동은 물론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노비타, 착하고 예의 바르며 공부도 잘하는 시즈카, 주로 노비타를 괴롭히는 악역을 맡는 힘자랑꾼 자이안, 부자 부모를 두고 명품 취미를 자랑하는 스네오, 반장에다 운동과 공부를 다 잘하는 모범생 데키스기가 고정 출연진이다. 노비타는 핑계의 달인이다. 자신의 약점과 결점을 항상 도라에몽에게 떠넘긴다. 도라에몽은 억지 변명인 줄 알지만, 만능 도깨비방망이를 꺼내 도와준다. 도움을 얻은 노비타는 갑자기 기고만장해지고 그 과정에서 친구들 사이에 경쟁, 질투, 갈등이 벌어진다. 결론과 교훈은 만능 도구 약발이 떨어진 평상시에 나타난다. 노비타의 눈물 어린 반성이 이어지고, 도라에몽과 친구 4명은 노비타의 새 출발에 동참한다. 변명꾼 게으름뱅이지만 모두가 도우면서 함께 나아가자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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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일본 정치를 규정한 유행어가 ‘아베 1강’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춤해진 상태지만, 아베 집권기 대부분이 ‘아베 1강’이란 말 하나로 규정된다. 아베라는 강력한 지도자의 의견이 일본 정치와 정책의 핵심이자 현실로 작용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맞서 싸울 상대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포퓰리스트 극우 정치인의 발악’ 정도로 풀이하지만, 일본에서 보면 다르다. ‘아베 1강’은 아베 1인의 능력과 생각만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결과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아베 1강’은 일본인의 요구와 생각에 기초한 결과물이다. 아베 개인의 능력이나 개인기가 아니라 국민적 지지의 결과가 ‘아베 1강’이었다.

아베에 대한 신뢰는 바람 부는대로 움직이는 여론 같은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본인이 가장 신뢰하는 닛케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지난 8월 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아베 1강’ 현상은 사임 발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55%에 달했다. ‘지지하지 않는다’가 37%였다. 아베 개인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74%, 부정 평가가 24%로 나타났다. 퇴임을 앞둔 역대 총리 가운데 최고의 인기도라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침은 있었지만 7년8개월에 걸친 최장 총리 재임 기록과 함께 퇴임 시 최고 지지율을 남기고 아베는 떠났다.

최장 재임과 퇴임 최고 지지율 남긴 아베

정치문화란 관점에서 ‘도라에몽’을 보면 ‘아베 1강’의 의미도 파악할 수 있다. ‘도라에몽’을 본 한국인이라면 주인공 설정이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다. 도깨비방망이를 가진 도라에몽이 항상 등장하지만, 얘기의 출발과 결론은 변명꾼 노비타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뭔가 모자라고 시끄럽고 반응이 늦은 데다 몽상으로 하루를 보내는, 배울 것 하나 없는 캐릭터가 노비타다. 한국에서 제작된다면, 모범생 데키스기와 착한 시즈카 커플이 ‘도라에몽’의 중심 캐릭터로 떠오를 듯하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노비타 캐릭터를 더 사랑한다.

왜 그럴까? 왜 평균 이하인 노비타가 화제의 중심에 있을까? 언뜻 보면 체력·지력·인내력 모든 면에서 노비타는 ‘영원한 패배자’ 그 자체다. 그러나 결코 루저(loser)로 전락하지 않는 오뚝이 캐릭터가 노비타다. 다섯 친구의 배려와 응원이 있기 때문이다. 변명에 급급하지만, 반성과 노력을 스스로 하고 친구들의 애정과 응원도 사라지지 않는다. 심술궂게 굴면서 싸울 때도 있지만, 결국은 서로가 도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일본이 지향하는 ‘화(和)’의 세계이자, 보통 일본인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우등생이나 모두가 우러러보는 노비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매일 노력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변명꾼을 응원하는, 집단적 차원의 협조와 우정이 ‘도라에몽’의 핵심 메시지다.

2012년 12월 26일 이래 계속된 ‘아베 1강’ 구도는 노비타에 대한 일본 국민의 정서와 비슷하다. 지략 비전, 나아가 강력한 리더십만이 아니라 ‘화(和)’의 결집체 같은 노비타 캐릭터가 ‘아베 1강’의 배후에 깔려 있다. 노비타란 캐릭터가 탄생한 배경이 그러하듯, ‘아베 1강’을 가능하게 만든 인간관계와 환경에 주목하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핵심 키워드는 ‘자민당’이다. 크게 보면 일본 전체지만, ‘도라에몽’의 결론인 ‘화(和)’에 비견될 요소가 ‘자민당’에서 출발한다. 다섯 친구의 응원이 노비타의 배경인 것처럼, 자민당이 있기에 ‘아베 1강’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아베는 카리스마 넘치고 튀는 정치가가 아니다. 뛰어난 지략은커녕 체력도 엉망이다. 그러나 선대(先代)를 통해 증명된 믿을 만한 정치가라는 것이 그에 대한 자민당 내 평가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아베는 자민당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자민당이 있기에 아베가 탄생한 것이다. 반대로 아베가 사라진다고 해도 자민당은 건재하다. ‘아베=자민당’ ‘아베 1강=자민당 1강’이다.

총선 간판 역할이 신임 총리의 영순위 과제

상식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그러하듯, 일본 정치의 화두는 항상 미래다. ‘아베 1강’ 구도는 이미 과거다. 아베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정국의 키워드는 ‘포스트 아베’로 채워졌다. 코로나19와 미·중 디커플링 체제에서 살아남는 것이 포스트 아베의 핵심 과제다. 오는 9월 14일, 대의원 선거단에서 자민당 총재 선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곧바로 국회에서 총리가 임명되면 새로운 내각이 등장할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9월 2일 현재 총재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주인공이다. 이 중 스가 장관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승산이 있는지, 개개인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신문·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3명의 후보자나, 총리 기대주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지도자의 활동 기반이 될 자민당의 오늘과 내일이 주된 관심사다. 총리 개인을 넘어선, 자민당을 통해 본 일본 정국 분석이다.

국내 정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일본 총선거는 곧 결정될 신임 총리가 떠맡아야 할 가장 큰 과제다. 현재의 정치 일정으로 보면 총선은 내년 9월 직전에 치러질 전망이다. 신임 총리는 총선의 간판이다. 내년 9월 총선에 나설 자민당 중의원 후보자 입장에서 볼 때, 함께 사진을 찍을 경우 득표에 도움이 될 인물이어야만 한다. 스가, 기시다, 이시바 3인 모두 일장일단을 갖춘 인물이지만, 핵심은 총선용 간판으로서 활용 가치가 있느냐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여부도 변수가 되겠지만, 일단은 1년 뒤 총선이 신임 총리의 영순위 과제다.


지난 8월 28일 오후 도쿄의 한 시민이 TV로 중계되는 아베 총리 사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photo 뉴시스


투표 참가자 10명 중 6명이 자민당 지지

‘아베 1강’의 근거이자 업적이지만, 2012년 이래 자민당은 압승 행진을 지속해 왔다. 5번에 걸친 선거의 간판이 바로 아베였다. 5번의 총선에서 전체 투표자를 기준으로 한 자민당 지지율, 즉 상대득표율은 항상 60% 이상이었다. 투표에 참가한 사람 10명 중 6명이 자민당을 지지한 셈이다. 그러나 절대득표율, 즉 유권자 전체를 기준으로 한 자민당 지지율은 25% 정도에 그친다. 18살 이상 유권자 10명 가운데 2.5명만이 자민당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절대득표율과 상대득표율 사이의 괴리는 투표참여율 하락과 무당파 출현에 있다. 투표참여율 하락은 자민당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 현상이기도 하다. 무당파 문제는 다르다. 무당파에 먹힐 정책을 개발해 자민당 편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는 여기에 나름 성공했다. 2.5명에 불과한 실제 자민당 지지자를 6명까지 늘린 인물이 아베다. 상대득표율 60% 이상은 과거 자민당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다.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가 이끈 자민당 압승 총선도 상대득표율 58.6%로 60%대에 못 미쳤다. 결과적으로 ‘자민당 1강’이 2020년 일본 정치의 현실이다.

전후 일본 정치사를 보면, ‘자민당 1강’이 ‘아베 1강’ 때만 나타나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민당은 1955년,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된 보수 정당이다. 이후 지금까지 60년 넘게 집권을 이어왔다. 야당에 정권을 내준 것은 1993년과 2009년 딱 두 번, 전부 4년간에 불과했다. 61년 장기집권에 성공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장수 정당이다. 의문인 것은 ‘자민당 1강’의 비결이다. 어떻게 65년 가운데 무려 61년이나 집권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크게 네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자민당은 가슴’ vs ‘야당은 머리’

첫째, ‘효율·결집력·최고’를 자랑하는 강철 정당조직이다. 자민당 당원은 전부 100만명 정도다. 인구의 1% 이하다. 일당 독재국가인 중국의 공산당 당원은 9000만명이다. 13억 인구의 7% 정도다. 한국의 더불어민주당 당원수는 400만명에 달한다. 인구의 약 8% 정도다. 상대적인 숫자는 적지만 자민당은 ‘선거에 강한 정당’으로 통한다. 일당백의 소수정예로, 일단 선거체제로 돌입할 경우 100만 당원이 똘똘 뭉쳐 발 빠르게 대응한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유령 당원들은 거의 없다. 당원 모두가 고유의 임무에 맞춰 현장으로 직행하는 전천후 조직이다. 여분의 돈이 들거나 빈틈이 생기지 않는다. 지역주민과의 네트워크도 선거체제로 접어들면 곧바로 만들어진다. 내일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 해도 바로 나설 수 있는 노하우가 자민당에 축적돼 있다. 상식이지만, 선거는 정당의 조직력에 달려 있다.

둘째, 자민당이 가진 특유의 문화다. 페이스북의 기업 문화 같은, 자민당만이 갖고 있는 평균 정서가 있다. 일본인들에게 익숙한 말이지만, ‘자민당은 가슴’이란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친절하고 배려하는 정당’이란 느낌이 강하다. 카리스마와 무관한, ‘도라에몽’의 노비타에 준하는 보통 일본인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다. 이에 반해 현재 이합집산 중인 야당은 똑똑하고 명쾌한 ‘머리를 가진 정당’으로 통한다. 신문·방송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야당 출신 유명인도 많다. 결국 도시에서는 야당이 강하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자민당이 강세다. 20세기에 비해 약화됐지만, 각종 후원회와 지역구 지지단체와 복잡하게 얽힌 정당이 자민당이다.

20여년 전 필자가 도쿄 외곽 마쓰시타정경숙에서 공부할 때의 기억이지만, 자민당과 야당 선거운동 본부 두 군데를 동시에 들른 적이 있다. 자민당 선거본부는 동네 남녀노소 모두 찾는 대중목욕탕처럼 느껴졌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최근 인기를 끈 TV 드라마 ‘심야식당’ 같다고나 할까? 정책이나 미래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다. 찾는 사람도 평균 일본인이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지만, 끈끈한 사교의 장(場) 같은 곳이 자민당이다. 야당은 다르다. 정책변화나 개혁을 강조하면서 머리로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숫자로 설득하고 젊은 사람들도 동원한다. 당시 내린 결론이지만, 자민당은 뭔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당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자민당을 통하면 ‘심야식당’에서처럼 배도 채우지만 실생활에 도움이 될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실제 자민당 당원은 정치적 차원만이 아니라, 경제적 차원의 이해관계로도 맺어져 있다. 쉽고 편하고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치문화를 통해 풀뿌리민주주의를 구체화한다.


지난해 7월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 개표.photo 뉴시스


‘심야식당’ 같은 자민당 지구당

셋째, 세습의원에 대한 특유의 인식이다. 자민당 고유의 정치문화 중 하나가 세습정치 우대다. 흙수저에게는 부정적이겠지만, 거꾸로 ‘자민당 1강’의 배경이기도 하다. 아베 자신은 물론, 지금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선 3명의 후보 가운데 2명이 세습의원이다. 아버지, 할아버지의 지역구를 잇는 2대, 3대, 4대에 걸친 정치가가 많다.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지만, 이것을 장점으로 바꾸는 정당이 자민당이다. 한순간 인기로 등장한 거품 정치가보다 배경과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세습의원이 한층 더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을 공유한다. 이미 선조 때부터 굳어진 인간관계, 이해관계도 대를 이어 그대로 지켜나갈 수 있다. 따라서 세습의원일수록 당선확률이 한층 더 높다. 선대가 만들어낸 돈과 조직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도 세습의원을 한층 더 선호한다. ‘아베 1강’의 출발점은 출마할 경우 무조건 당선되는 아베의 지역구에 있다. 중앙에서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안정된 지역구가 없으면 그대로 추락이다. 한번 추락하면 재기하기가 어렵다. 세대를 넘어 한 가지 일에 인생을 거는 장인문화가 일본의 전통이자 가치다. 정치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를 이어 일하는 장인처럼 세습정치에 나선다.

세습의원에서 풍기는 부정적 이미지는, 선대부터 맺어진 유착 비리의 지속이나 세습 정치가의 탈선에서 비롯된다. 불법적 특권도 없고, 세습 정치가도 스스로에게 엄격하면서 민의를 정확히 대변한다면 어떨까? 굳이 세습정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해하기 쉬운데, 자민당의 세습의원은 군림하는 정치가가 아니다. 세습의원을 포함해 일본 정치인의 주말은 지역구 관리에 집중된다.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일에 대한 준비와 집중도가 엄청나다. 매주 예외 없이 지역구에 내려가 민의를 듣는다. 지역구를 무시할 경우 곧바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다. 21세기 자민당 세습의원들 상당수는 영어에 능통하다. 선대로부터 업그레이드된 정치가로 나서는 과정에서 외국어를 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넷째, 안정감이다. 세습정치와 연결되겠지만, 안정감은 ‘자민당 1강’의 가장 큰 배경이자 이유다. 자민당에 맡기면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자민당이 아닌 야당에 맡길 경우 뭔가 불안하다는 것이 일본인의 평균 정서다. 2020년 현재 야당에 대한 지지율은 10% 이하다. 1955년 이래 상황이지만, 아무리 자민당이 싫다 해도 야당 지지율이 자민당보다 높았던 적은 거의 없다. 자민당이 못하면 자민당 지지율이 떨어질 뿐 야당 지지표로 가지는 않았다.

파벌정치는 자민당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말하기는 좋지만, ‘파벌정치 척결’은 아마 일본인들에게 사회문화 자체를 전부 개조하라는 말로 들릴 것이다. 일본은 정치만이 아니라 사회 자체가 파벌로 이뤄진 나라다.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라는 말은 최근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의 시무 7조에 등장하는 말이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언이다. 파벌은 개개인의 욕(欲)을 달성하려는 수단이다. 욕은 신이 허락한 본능이다. 조절하거나 줄일 수는 있겠지만, 아예 없앨 수는 없다. 파벌 그 자체도 완전제거는 불가능하고 불필요하다. 파벌은 존재하되, 파벌정치가 갖는 단점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일본인의 생각이다.

파벌을 공공연히 인정하면서 파벌정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자민당의 특징이다. 파벌 간의 균형이 장점의 핵심이다. 밥그릇을 파벌의 순번에 맞춰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자민당식 파벌정치다. 독식하거나 부정적으로 권력을 취할 경우 파벌 간의 균형도 깨진다. 현재 일본 야당은 수많은 신당으로 쪼개져 딴 살림을 차린 상태다. 한국 야당이 그러하듯, 당명도 수시로 바뀐다. 파벌 균형이 깨진 데 따른 결과다. ‘도라에몽’의 궁극적인 메시지이자 일본 문화의 특징이지만, ‘파벌 균형=안정=화(和)’라고 할 수 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아베의 사임회견을 보면서 떠올린 고사성어다. 지병으로 사임하지만, ‘자민당 1강’에 대한 아베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회견이었다. 자신의 문제를 극소화하고, 앞으로 계속 존속할 자민당에 대한 배려가 회견 내내 돋보였다. 결초보은의 결과겠지만, 곧바로 실시한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이 47%까지 뛰어올랐다. ‘지지정당 없다’는 31%였다. 야당에 대한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만약 9월 중에 총선거가 이뤄진다면 또다시 자민당이 압승할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아베의 결초보은이 미칠 구체적인 성과다. ‘자민당 1강’ 유지와 더불어 아베 파벌의 입김도 자민당 내에 강하게 남게 된다.

‘자민당 1강’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일본은 혁명이 없는 나라다. 혁명 대신 ‘유신(維新)’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메이지(明治) 역사다. 바로 2020년 자민당의 모습이기도 하다. 독식하는 승자도, 하루아침에 부관참시로 끝나는 적폐청산도 없다. 아베 유산에 관한 얘기가 곳곳에서 들리지만 ‘자민당 1강’ 역시 아베가 남긴 또 다른 유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현재 정국을 보면 ‘아베 1강’을 능가하는 정치인이 또다시 나올 전망은 희박하지만 ‘자민당 1강’이란 구도는 여전할 듯하다. 누가 총리가 되든 큰 변화 없이, 자민당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가을, 전염병 재확산과 더불어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육지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바다에서는 에너지 보급선 차단 가능성이 일본의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스스로 일당백을 자부하는 자민당은 그 같은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21세기판 대본영(大本營)과 다름없다는 것이 100만 당원들의 생각이다. 모두가 염려하는 한·일 관계의 내일도 그 같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파워볼엔트리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silkroad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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